로빈후드 토큰화 주식 실험, 850만 달러가 바꿀 금융의 미래


로빈후드가 시작한 토큰화 주식의 실체


2025년 6월 30일, 로빈후드는 유럽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0개 이상의 미국 주식과 ETF를 토큰화해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10월 18일 기준으로 493개의 토큰화 자산으로 확대되었고, 총 가치는 850만 달러를 넘어섰어요. 누적 발행량은 1,930만 달러에 달하며, 약 1,150만 달러의 소각이 이루어져 활발한 거래가 진행 중이에요.


토큰화 주식은 실물 주식을 블록체인상의 디지털 토큰으로 래핑한 형태예요. 특수목적법인(SPV)이 실제 주식을 1:1로 보유하고, 투자자는 토큰을 통해 주가 변동과 배당금이라는 경제적 권리를 얻어요. 하지만 의결권은 없어요. 법적으로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되며, EU의 MiFID II 규제를 따라요.


가장 눈에 띄는 점은 OpenAI와 SpaceX 같은 비상장 기업의 주식도 토큰화했다는 거예요. 로빈후드는 출시를 기념해 EU 사용자들에게 100만 달러 상당의 OpenAI 토큰과 50만 달러 상당의 SpaceX 토큰을 무료로 제공했어요. 전통적으로 초고액 자산가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프라이빗 시장을 일반 투자자에게 개방한 시도였어요.


아비트럼이 선택받은 이유


로빈후드는 이더리움 레이어 2 솔루션인 아비트럼을 토큰화 플랫폼으로 선택했어요. 아비트럼은 이더리움의 보안성을 유지하면서도 빠른 거래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기 때문이에요.


2025년 들어 아비트럼의 RWA(실물자산) 분야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어요. 2024년 초 10만~20만 달러에 불과했던 RWA 총예치금(TVL)이 2억 달러를 넘어섰고, 한 달 만에 184% 급증한 시기도 있었어요. 로빈후드의 참여가 이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아비트럼 DAO는 STEP 2.0 프로그램을 통해 8,500만 개의 ARB 토큰을 RWA 지원에 투입했어요. 미국 국채, 유럽 국채, 부동산 등 18개 이상의 토큰화 상품이 아비트럼에서 운영되고 있어요. Franklin Templeton의 BENJI가 36%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SPIKO의 유럽 국채가 18%를 차지해요.


로빈후드는 향후 자체 레이어 2 블록체인을 개발할 계획인데, 이것도 아비트럼 기술 스택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24시간 7일 거래를 지원하고, 자가 보관 기능도 제공할 거예요.


850만 달러로 시작된 실험의 숫자들


2025년 10월 18일 기준 로빈후드의 토큰화 자산 현황을 보면 독특한 패턴이 보여요. 전체 493개 자산 중 주식이 약 70%를 차지하고, ETF가 24%, 나머지는 원자재와 미국 국채예요. 최근 추가된 토큰에는 Galaxy(GLXY), Webull(BULL), Synopsys(SNPS) 같은 종목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850만 달러라는 규모는 전통 금융 시장에 비하면 극히 작아요. 하지만 이 숫자 뒤에 숨은 의미는 커요. 투자자들은 1유로(약 1.17달러)부터 투자를 시작할 수 있고, 24시간 5일 동안 거래가 가능해요. 0.1%의 환전 수수료 외에 다른 수수료는 없어요.


배당금도 앱 내에서 직접 받을 수 있어요. 블록체인의 투명성 덕분에 모든 거래 내역이 공개되고, 아비트럼 탐색기를 통해 누구나 토큰 발행량과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런 투명성은 전통 금융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에요.


CEO 블라드 테네프는 2025년 10월 2일 싱가포르 Token2049 컨퍼런스에서 "토큰화는 막을 수 없는 화물열차 같다. 결국 전체 금융 시스템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말했어요.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달러 접근의 기본 방식이 된 것처럼, 토큰화 주식도 미국 외 지역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기본 방식이 될 거라고 전망했어요.


규제 리스크라는 이름의 지뢰밭


로빈후드의 실험은 순탄하지 않아요. 가장 큰 문제는 OpenAI의 반발이었어요. OpenAI는 트위터를 통해 "로빈후드와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고, 이에 관여하지도 않았으며, 지지하지도 않는다. OpenAI 지분의 모든 양도는 우리의 승인이 필요한데, 우리는 어떤 양도도 승인하지 않았다. 조심하라"고 경고했어요.


리투아니아 중앙은행도 2025년 7월 OpenAI와 SpaceX 토큰의 구조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로빈후드의 EU 내 주요 규제 기관이 나선 거예요. 테네프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그들이 몇 가지 질문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자신 있다"고 답했지만,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어요.


미국에서는 아예 토큰화 주식이 제공되지 않고 있어요. Howey 테스트에 따른 투자 계약으로 분류될 위험이 있고, 증권 등록 및 재판매 법규를 위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에요. 로빈후드는 2025년 4월 SEC에 RWA 토큰화를 위한 통합 프레임워크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어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허점이 있어요. 토큰 보유자는 실제 주식 소유권이 없고, 발행사나 커스터디 기관이 부실하면 투자금을 잃을 수 있어요. 자가 보관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개인 지갑 분실이나 해킹 위험도 존재해요. 전통 주식처럼 명확한 투자자 보상 체계도 마련되지 않았어요.


전통 금융과 크립토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로빈후드만 토큰화 주식을 시작한 게 아니에요. 같은 날 크라켄과 Bybit도 xStocks를 출시했어요.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으로 60개 이상의 미국 기업 주식을 토큰화했고, 로빈후드와 달리 24시간 7일 거래가 가능해요.


Backed Finance라는 스위스 규제 기관이 뒤에서 관리하고, Securitize는 SEC 등록 브로커-딜러로서 토큰 발행과 2차 시장 거래를 담당해요. Securitize는 약 38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2025년 6월 BlackRock이 주도한 4,700만 달러 투자를 받았어요.


전체 RWA 시장은 2025년 240억~2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2033년까지 18.9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요. BlackRock의 BUIDL 펀드는 토큰화 미국 국채만 23억 8,0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요. 블록체인 기반 금 자산도 12억 달러를 넘어섰어요.


이더리움은 여전히 전체 온체인 RWA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를 지키고 있어요. 하지만 아비트럼, 솔라나 같은 체인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요. 특히 아비트럼의 경우 한 달 만에 RWA TVL이 180% 이상 급증한 적도 있었어요.


Coinbase도 2018년부터 토큰화 주식을 출시하고 싶어했고, 최고법무책임자 Paul Grewal은 이를 "금융의 미래이자 최우선 과제"라고 불렀어요. 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ETF 시장은 토큰화 주식을 걱정해야 할까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Eric Balchunas는 토큰화 주식이 ETF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어요. 현재 ETF 시장의 자본력과 규모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에요.


토큰화 ETF가 제공하는 24시간 5일 거래, 즉시 결제, 소액 단위 거래 같은 장점은 분명 있어요. 블록체인 기반 거래를 통한 비용 절감과 투명성도 매력적이에요. 하지만 토큰화 상품은 법적 소유권이 부여되지 않는 파생상품 형태인 경우가 많아서, 전통 ETF 대비 투자자 권리 측면에 제한이 있어요.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ETF 운영을 일정 부분 효율화하고 투자 접근성을 넓힐 가능성은 있지만, 기존 ETF가 가진 광범위한 자본력과 시장 신뢰도를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토큰화 주식과 ETF의 등장이 금융 시장에 새로운 투자 방식을 제안하지만, 전통 ETF의 운영과 시장 점유율에는 큰 변화를 주기 힘들 것으로 평가돼요.


작은 실험이 큰 변화의 시작점이 될까


로빈후드의 850만 달러짜리 실험은 여러 모순을 담고 있어요. 투자 민주화를 외치지만 미국 투자자는 접근할 수 없고, 혁신을 강조하지만 규제 기관과 기업들의 반발에 직면했어요. 토큰 보유자에게는 의결권이 없고, 법적 보호도 전통 주식보다 약해요.


하지만 이 작은 실험이 가진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어요. 1유로부터 시작할 수 있는 투자, 24시간 거래, 즉시 결제, 블록체인의 투명성은 전통 금융이 제공하지 못했던 경험이에요. 특히 비상장 기업 주식에 대한 접근성 확대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불평등을 건드리는 시도예요.


아비트럼의 RWA TVL이 한 달 만에 130% 급증한 것처럼, 블록체인 인프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Securitize와 Ethena가 아비트럼 기술을 활용해 RWA 전용 블록체인 Converge를 2025년 2분기에 출시할 예정이고, Chainlink의 CCIP 프로토콜은 이미 930억 달러 규모의 토큰화 자산을 지원하고 있어요.


테네프가 말한 "화물열차"가 정말 금융 시스템 전체를 집어삼킬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850만 달러라는 작은 숫자가 240억 달러 시장의 일부가 되었고, 2033년 18.9조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의 씨앗이 되었어요. Morgan Stanley, BlackRock, Franklin Templeton 같은 전통 금융 거인들이 RWA 토큰화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요.


규제 불확실성, 투자자 보호 미비, 기업들의 반발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하지만 로빈후드가 아비트럼에서 시작한 이 실험은, 금융의 미래가 블록체인과 전통 금융의 융합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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