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와 단리.
금융 관련 글마다 읽다 보면 항상 등장하는 단어에요. 근데 막상 직접 물어보면 제대로 설명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냥 복리가 좋다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는 간단한 구조
단리는 쉽게 말해서 처음 넣은 돈(원금)에만 이자가 발생하는 거예요. 계속 같은 이자만 받는 구조죠.
예를 들면 1,000만원을 연 5% 단리로 5년 동안 맡기면 이렇게 돼요.
- 1년 후: 원금 1,000만원 + 이자 50만원 = 1,050만원
- 2년 후: 원금 1,000만원 + 이자 50만원×2 = 1,100만원
- 3년 후: 원금 1,000만원 + 이자 50만원×3 = 1,150만원
- 4년 후: 원금 1,000만원 + 이자 50만원×4 = 1,200만원
- 5년 후: 원금 1,000만원 + 이자 50만원×5 = 1,250만원
매년 꾸준히 50만원씩만 이자가 쌓여요. 계산하기 쉽고 예측하기도 좋아요. 보통 은행 예금이나 적금, 자동차 할부, 일부 대출 상품이 이런 단리 방식이에요.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눈덩이 효과
반면 복리는 원금뿐만 아니라 이전에 발생한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어요. 이게 바로 이자의 이자라고 불리는 개념이죠.
같은 예로 1,000만원을 연 5% 복리로 5년 맡겼을 때 이렇게 변해요.
- 1년 후: 1,000만원 × 1.05 = 1,050만원
- 2년 후: 1,050만원 × 1.05 = 1,102.5만원
- 3년 후: 1,102.5만원 × 1.05 = 1,157.6만원
- 4년 후: 1,157.6만원 × 1.05 = 1,215.5만원
- 5년 후: 1,215.5만원 × 1.05 = 1,276.3만원
단리였다면 1,250만원인데, 복리로 하니까 1,276.3만원이 됐어요. 26.3만원 더 받은 거죠.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사실 여기서부터 차이가 시작되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는 놀라운 격차
단리와 복리의 진짜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가 더 커진다는 점이에요. 10년, 20년, 30년처럼 장기간으로 갈수록 그 차이가 놀라울 정도로 벌어져요.
그 1,000만원으로 20년을 투자한다면 이렇게 돼요.
- 단리(5%): 원금 1,000만원 + 이자 1,000만원 = 2,000만원
- 복리(5%): 약 2,653만원
653만원이나 차이 나요. 같은 돈, 같은 이자율인데도요. 이게 바로 복리의 힘이에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복리와 단리
실제로 우리 주변 금융상품을 보면 단리가 적용되는 곳은 대부분의 은행 예금, 적금, 자동차 할부, 일부 주택담보대출이 있어요. 복리가 적용되는 곳은 주식 투자(배당금 재투자 시), 펀드, ETF, 복리 예금 상품, 신용카드 미결제금액 등이 있고요.
근데 복리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부채에 복리가 적용되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거든요. 2025년 기준 신용카드 연체이자가 일평균 24.6%인데, 복리로 계산하면 500만원 빚이 3년 후 1,23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어요.
72의 법칙: 돈이 두 배 되는 시간 쉽게 계산하기
투자 세계에서는 72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어요. 돈이 2배가 되는 시간을 대략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인데, 72를 연이율로 나누면 돼요.
예를 들어:
- 연 4% 수익률이면: 72 ÷ 4 = 18년 만에 2배
- 연 8% 수익률이면: 72 ÷ 8 = 9년 만에 2배
- 연 12% 수익률이면: 72 ÷ 12 = 6년 만에 2배
저는 이 법칙을 알고 나서 투자 계획을 다시 세웠어요. 10년 안에 자산을 2배로 만들고 싶다면 최소 7.2% 이상의 수익률이 필요하다는 걸 바로 계산할 수 있으니까요.
복리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들
복리의 진짜 힘은 수익률보다 시간에 있어요. 연 3%와 연 7%의 차이는 단기적으론 미미하지만 20년 후엔 엄청난 차이가 나요.
제 경험상 복리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조금이라도 더 일찍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25세에 월 50만원씩 연 7% 복리로 투자하면 65세에 약 146억원이 되는 반면, 35세에 시작하면 65억원에 그쳐요. 10년 차이가 81억원 차이를 만드는 거죠.
또한 배당금이나 이자를 받으면 다시 투자하는 습관이 중요해요. 저는 모든 배당금을 자동 재투자로 설정해두고 있어요. 이게 복리의 핵심이니까요.
요즘은 자동투자 시스템을 구축해두면 좋아요. 저는 급여 들어오는 날 자동으로 일정 금액이 투자되도록 설정해두었어요. 행동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3개월만 자동투자를 유지하면 82%가 5년 이상 투자를 지속한다고 해요.
인플레이션과 복리의 관계
연 2%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명목수익률 4%는 실질수익률 1.96%에 불과해요. 실질적인 자산 증가를 위해선 인플레이션 이상의 수익률이 필요하다는 점도 깨달았어요.
제가 복리의 효과를 처음 체감한 건 코스피 지수 ETF를 5년간 보유했을 때였어요. 매달 10만원씩 투자했는데 배당금을 모두 재투자했더니 단순 원금 대비 8.4% 더 많은 금액이 쌓였어요. 이 때 복리의 진짜 힘을 느꼈죠.
흔히 저지르는 복리 관련 실수들
제가 처음에 가장 많이 한 실수는 수익이 날 때마다 현금화해서 써버리는 거였어요. 이러면 복리 효과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요. 일종의 자발적 단리 방식으로 투자하는 셈이죠.
또 하나는 매년 수익률을 너무 따지는 거였어요. 단기 변동에 집착하다 보니 장기 투자의 이점을 놓칠 뻔했어요. 복리는 시간이 필요한데, 단기 수익에 집착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어요.
복리, 부자들이 비밀로 하는 재테크 원칙
애플의 주가가 20년 동안 200배 넘게 오른 것도, 워렌 버핏이 부자가 된 것도 결국 복리의 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투자의 성공 비결은 어쩌면 복잡한 전략보다 복리의 힘을 믿고 기다리는 인내심인지도 모르겠어요.
내 자신의 금융 자유를 얻는 첫 번째 열쇠는 복리의 마법을 이해하는 것 같아요. 적은 금액으로 시작해도 시간이 지나면 큰 차이가 된다는 점, 그리고 고금리 부채는 빨리 갚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