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가 비싸고 중국이 독점하는 이유는 매장량 때문이 아니에요. 네오디뮴은 지각에 38ppm이나 존재하는데, 이건 납(13ppm)이나 주석(2ppm)보다 훨씬 많은 양이에요. 2025년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정제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어요. 2024년 한 해에만 27만 톤을 생산했는데, 이는 5년 전보다 2배나 증가한 수치에요.
문제는 희토류를 캐서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 엄청나게 복잡하고 더럽다는 거예요. 희토류 산화물 1톤을 얻으려면 방사성 폐기물 1.4톤과 산성 폐수 20만 리터가 발생해요. 여기에 황산이 포함된 독성가스 6만 3천 제곱미터까지 더해져요.
정제 공정이 만드는 지옥 같은 현장
희토류 원광에서 금속을 분리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화학 전쟁터에요. 강한 산성 용액을 투입해 희토류를 추출하고, 다시 수산화나트륨이나 암모니아수로 중화시켜야 해요. 이 과정에서 암모늄이온, 황산염이온, 인산염이온, 불소이온이 섞인 독성 폐수가 쏟아져 나와요.
더 큰 문제는 방사성 물질이에요. 희토류는 토륨과 우라늄 같은 장수명 방사성 원소와 함께 존재해요. 중국 최대 희토류 광산인 바이윈어보에서는 근로자 7천 명 중 3천 명이 토륨이 포함된 분진을 마시며 작업 중이에요.
미국은 1980년대까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었어요. 그런데 2022년에 4만 3천 톤을 캐내고도 정제는 전량 중국으로 보냈어요. 호주의 라이너스도 자국에서는 선광 작업만 하고, 오염이 심한 정제 공정은 말레이시아로 떠넘겼어요. 연간 96톤의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계속 쌓이고 있대요.
중국은 왜 이 더러운 일을 떠맡았을까
1970년대 덩샤오핑은 희토류가 '중국의 석유'가 될 거라고 봤어요. 1986년부터 장기 전략을 세워 희토류 산업에 집중 투자했어요. 환경 규제가 느슨하고 중앙집권적 통제력이 강한 중국은 오염을 감수하면서도 대규모 생산을 밀어붙일 수 있었어요.
1990년대 중국이 생산량을 늘리자 가격이 급락했어요. 서방 기업들은 채산이 안 맞아 폐업하거나 감산했고, 2010년에는 중국의 점유율이 98%까지 치솟았어요. 값싼 중국산 희토류와 환경 문제 때문에 미국 캘리포니아의 마운틴패스 광산도 한때 폐쇄됐다가 2017년에야 재가동됐어요.
중국은 정제 기술도 독보적으로 발전시켰어요. 20세기 중반 쉬광셴 박사가 개발한 용매 추출법을 체계화해서 99.999% 고순도 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어요. 수천 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공정을 자동화하고 머신러닝으로 최적화까지 했어요.
가격은 떨어지는데 독점은 계속되는 이유
2022년 초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산화물 가격이 톤당 18만 달러였는데, 2025년 4월엔 5만 3천 달러로 63%나 떨어졌어요. 다른 나라들이 생산을 늘리면서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중국의 정제 점유율은 여전히 90%예요. 호주나 미국에서 광석을 캐도 결국 중국으로 보내서 정제해야 해요. 정제 시설을 짓고 유지하는 비용이 너무 높고, 환경 오염 처리 비용까지 더하면 중국과 경쟁이 안 돼요.
미국 정부는 네오디뮸 1kg당 최저 110달러를 보장하는 가격 하한 계약까지 맺었지만,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고 평가해요.
2025년 4월, 중국이 꺼낸 희토류 카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5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로 맞받아쳤어요.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이 통제 대상이에요.
수출이 전면 금지된 건 아니고 중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해요. 그런데 6월 런던 협상에서 미국은 상당히 양보했어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허가 기간을 6개월로 한정하면서 협상력을 보여준 거예요.
한국도 영향권에 들어왔어요. 2024년 기준 국내 희토류 수입의 79.8%가 중국산이에요. 희토류 금속은 80%, 희토류 화합물은 6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요.
친환경이라는 아이러니
풍력 터빈,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같은 친환경 산업에 희토류가 필수적이에요. 그런데 이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희토류 생산 과정은 극악한 환경 오염을 일으켜요.
충북대 이철우 교수는 "고품질 희토류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데, 그 환경오염을 방지하려면 결국 막대한 에너지가 소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어요.
중국은 최근 전기장 기반 희토류 채굴 기술(EKM)을 개발했어요. 회수율이 95.5%까지 올라가고 암모니아 배출량은 95% 줄어들었어요. 채굴 시간은 70% 단축되고 에너지 사용량은 60% 절감됐대요. 환경 비용을 포함하면 기존 방식의 생산 비용이 EKM 기술의 3배라고 해요.
대안은 있을까
한국재료연구원은 망간-비스무스(Mn-Bi) 영구자석 제조 기술을 개발해서 상용화를 추진 중이에요. 철-질소(Fe-N) 자석, 나노구조 페라이트 같은 혁신 소재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요.
하지만 비희토류 소재는 자성 효율이나 내열성에서 아직 한계가 있어요. 특히 Mn-Bi 자석은 고온 공정에서 산화와 상분해 문제 때문에 순도 유지가 어려워요. 대량 생산 기술 확보가 관건이에요.
미국 일부 전기차는 전기자석(인덕션 모터)을 써서 희토류 사용을 줄이고 있어요. 하지만 이것도 완전한 대체는 아니에요.
공급망 다변화는 요원해
미국은 MP 머티리얼즈를 중심으로 정제 시설 확장에 대규모 투자 중이에요. 호주도 중·중희토류 광산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어요. 베트남, 브라질 같은 나라들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단기간에 무너뜨리기는 어려워요. 아프리카는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정제에 필요한 수자원이 부족하고 전력, 도로 같은 기초 인프라도 부족해요. 정제 시설을 짓더라도 유지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요. 결국 채굴한 광석을 다시 중국으로 보내서 정제하는 경우가 많아요.
스웨덴 북부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됐지만, 환경단체의 반대가 심해요. 1990년대까지 핀란드에도 희토류 광산이 있었는데 이미 문을 닫았어요.
희토류의 진짜 희소성은 '드문 것'이 아니라 '다루기 귀찮은 것'에서 와요. 채굴과 정제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환경 오염과 방사성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요. 중국이 30년 넘게 이 더럽고 위험한 일을 도맡아 하면서 시장을 독점한 거예요.
다른 나라들이 공급망 다변화, 대체 소재 개발, 재활용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요. 친환경 산업이 역설적으로 극심한 환경 오염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 이게 희토류가 던지는 불편한 질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