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은 가격이 온스당 50달러를 돌파하며 1980년 역사적인 '은파동' 당시 기록했던 최고치를 45년 만에 넘어섰어요. 1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 현물 가격은 52.50달러까지 치솟았고, 올해만 70% 이상 급등하면서 금 상승률(57%)마저 뛰어넘었어요.
역사가 반복됐다, 1980년 은파동 최고가 돌파
은값이 이렇게 폭발적으로 오른 건 처음이 아니에요. 1980년 1월, 텍사스 석유 재벌 헌트 일가가 은 가격이 10달러에도 못 미치던 시절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으로 은을 대량 매입하면서 은값은 6개월 만에 온스당 50달러까지 치솟았어요. 하지만 투기 조작이라는 게 드러나면서 두 달 뒤 10.80달러까지 폭락했죠.
2025년 은 급등은 1980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이에요. 투기적 매수가 아니라 실제 산업 수요와 구조적 공급 부족이 만들어낸 가격 상승이거든요.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48.44달러도 넘어섰어요.
전기차와 태양광이 은값을 끌어올렸다
은이 이렇게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산업 수요 폭증이에요. 전기차 한 대에는 내연기관차보다 2배 이상의 은이 들어가요. 태양광 패널, AI 반도체, 첨단 전자장치 모두 은이 필수 소재예요. 연간 20% 이상 성장하는 태양광 산업에서만 2028년까지 2억 온스 이상의 은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요.
은 전체 소비의 60%가 산업용이에요. 금이 보석과 투자 수요 중심인 것과 대조적이죠. 실버 인스티튜트는 2025년에도 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요. 은은 주로 구리나 아연 같은 금속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가 어렵거든요.
금보다 더 올랐다, ETF 자금도 몰렸다
올해 은 ETF로 유입된 자금은 약 9,500만 온스 규모예요. 2024년 전체 유입량을 상반기에만 넘어섰죠. 총 ETF 보유량은 11.3억 온스에 달하고, 자산 가치는 400억 달러 이상이에요. 이런 대규모 자금 유입이 현물 수급을 압박하면서 가격 상승을 가속화시켰어요.
금은비(금값/은값 비율)는 5월 100을 넘었어요. 장기 평균이 60~70 수준인데 말이죠. 이건 은이 역사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신호예요. 2020년 팬데믹 때도 금은비가 125까지 치솟았다가 14개월 만에 65로 떨어지면서 은값이 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거든요.
런던발 숏스퀴즈가 불을 지폈다
런던 시장에서 역사적 규모의 숏스퀴즈가 발생하면서 은값 급등에 불을 붙였어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우려에 트레이더들이 은괴를 뉴욕으로 대거 옮기면서 런던 내 거래 가능 재고가 급감했죠. 은 리스 금리 1개월물이 연 30%를 돌파하면서 공매도 포지션 강제 청산이 일어났어요.
블룸버그는 이 숏스퀴즈가 안전자산 수요 급증과 맞물려 은값에 추가 모멘텀을 줬다고 분석했어요.
변동성 주의, 금보다 9배 작은 시장
골드만삭스는 은 시장이 금보다 9배 작고 유동성이 낮아 가격 변동성이 훨씬 크다고 경고했어요. 중앙은행의 매수 지원도 없어서 투자금이 빠져나가면 급격한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거예요. 실제로 은은 오를 때는 금보다 1.5~2배 높은 상승률을 보이지만, 꺼질 때도 훅 꺼져요.
2021년 미국 레딧 커뮤니티의 '실버 스퀴즈' 운동으로 은값이 단기간 폭등했다가 다시 조정받은 사례가 있어요. 올해 한국에서도 개인이 2톤 규모 실버바를 사들여 은행권 공급이 일시 중단된 적이 있죠.
2026년 전망, 온스당 50달러 이상 예상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온스당 4,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해요. 은값도 여기에 발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커요. 여러 애널리스트는 2026년 상반기 은값이 34~45달러 사이에서 움직이되, 낙관적 시나리오에선 50달러 이상도 가능하다고 봐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지정학적 불안, 산업 수요 지속이 은값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에요. 다만 경기 둔화로 인한 산업 수요 감소, 달러 강세,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