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2025년 하반기 급락한 진짜 이유는 세제 개편 때문만이 아니에요

한국 증시가 2025년 상반기 세계 1위 수익률을 기록했다가 하반기에 꼴찌권으로 추락한 건 단순히 세제 개편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거래대금이 하루아침에 20% 이상 급감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도세로 돌아선 데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어요.


붉은 하락 차트를 배경으로 한 황소 머리 인물의 증시 관련 일러스트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50억에서 10억으로 떨어진 충격


2025년 8월 초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낮춘 거예요. 이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냐면, 우량주나 고배당주에 장기 투자한 일반 투자자들까지 갑자기 '대주주'가 되어버렸어요.


거래세율도 0.15%에서 0.20%로 인상됐어요.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에 대한 세율은 20%대에서 35% 수준으로 올라갔고요.


투자자들은 연말 양도세 회피 매물이 쏟아질 거라는 불안감에 휩싸였어요. 실제로 세제 개편 발표 직후 하루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이 116조원이나 증발했어요.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일주일 만에 24% 급감했고요.


거래대금 감소가 만든 악순환의 고리


거래대금이 줄어든다는 건 단순히 거래량이 줄었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시장의 유동성이 마르고 있다는 신호예요.


유동성이 부족하면 이런 일들이 벌어져요:


  • 소수의 매도 물량만으로도 주가 하락폭이 커짐
  • 매수세가 힘을 받지 못해 지수 반등이 어려워짐
  •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하락 후 박스권 횡보'가 지속됨
  • 자금이 주식에서 MMF나 원자재 ETN 같은 안전자산으로 이동


말 그대로 거래대금 감소 → 주가 하락 → 투자 심리 위축 → 거래대금 추가 감소의 부정적 피드백 고리가 형성된 거예요.


일본·베트남과 비교하면 더 명확해지는 구조적 문제


일본은 2013년부터 스튜어드십 코드와 거버넌스 코드를 도입해서 주주 권리를 강화하고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여왔어요. 도쿄증권거래소는 PBR 1배 미만 기업들에게 개선 압박을 넣고 있고요.


베트남은 금융시장 개방과 MSCI 지수 편입 기대, GDP 성장률 7.5% 같은 견조한 경제성장이 뒷받침되고 있어요.


반면 한국은 어떤가요:


  • 재벌 중심의 지배구조와 낮은 배당성향
  • 소수주주 권리 보장 미흡
  • 정책 방향이 자주 바뀌는 불확실성
  •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 실패

정책 불확실성이 만든 투자 심리 위축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10포인트 상승하면 약 6개월 후 설비투자가 8.7%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그만큼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얘기예요.


한국은 정부가 부동산에서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겠다고 했으면서, 정작 세제 개편은 증시 투자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나갔어요. 이런 모순된 신호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렸어요.


실제로 리얼미터 조사에서 62.5%가 이번 세제개편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고 응답했어요. 특히 젊은 투자층에서 부정적 인식이 더 높았고요.


외국인 자금이 한국을 외면하는 진짜 이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기피하는 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요.


시장 접근성 문제가 첫 번째예요. 외환시장 개방이 제한적이고, 파생상품 시장 접근성도 낮아서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워요. 공매도 정책도 수시로 바뀌어서 불확실성이 크고요.


지정학적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어요. 북한과의 긴장 관계가 외국인들에게는 상당한 위험 요소로 인식돼요.


무엇보다 한국이 MSCI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에요. MSCI 지수를 추종하는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기회를 놓친 거예요.


2025년 상반기 호황의 아이러니


아이러니한 건, 2025년 상반기만 해도 한국 증시가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일부 보도 기준 30%대)을 기록했다는 거예요.


당시에는 이런 호재들이 있었어요:


  •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대감
  • 자본시장 개혁 신호
  • 대형주 중심의 반등(특히 금융주)
  •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확대 가능성
  • 원화 강세와 미국·일본 증시 강세


그런데 7월 말~8월 초 세제 개편안 발표가 모든 걸 뒤집어놨어요. 기관과 외국인 매물이 집중되면서 단기간에 지수가 급락했고,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됐어요.


경기 침체(1분기 역성장)와 맞물리면서 증시 상승 재료가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 됐어요. 그야말로 정책 하나가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180도 바꿔버린 사례예요.


한국 증시가 다시 활력을 되찾으려면 단기적인 부양책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 방향,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친화적 정책이 필요해요. 일본이 10년 넘게 꾸준히 개혁을 추진해온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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