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지출 관리가 어려워서 AI 금융앱을 쓰기 시작했어요
월급날만 되면 통장 잔고가 텅 비는 게 반복되니까 이번엔 좀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친구가 요즘 AI가 알아서 돈 관리해주는 앱들이 많다고 해서 저도 한번 써보기로 했어요.
처음엔 정말 신기했어요. 제가 쓴 돈을 알아서 분류해주고, 다음 달 예상 지출도 알려주고, 심지어 투자할 만한 상품까지 추천해줬어요. 특히 "당신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펀드가 적합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니까 뭔가 전문가가 옆에서 도와주는 느낌이었어요.
한 달, 두 달 써보니까 확실히 지출이 줄어들긴 했어요. 앱이 "이번 주 커피값이 평소보다 3만원 초과했습니다"라고 알려주니까 자연스럽게 조절하게 되더라고요.
AI가 추천한 투자 상품... 믿고 따라했다가 문제가 생겼어요
문제는 투자 추천 기능이었어요. 앱이 제 나이대, 소득 수준, 저축 패턴을 분석해서 "연 7% 수익률 예상" 상품을 추천했어요. 설명을 읽어보니 그럴듯했고, 실제로 많은 사용자들이 가입했다는 안내도 있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AI가 추천하는 방식에 큰 허점이 있었어요. 저와 나이와 월 소득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가입한 상품을 단순히 추천한 거였어요. 제 개인적인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거죠.
예를 들어 저는 6개월 뒤에 목돈이 필요한데, AI는 5년 만기 상품을 추천했어요. 게다가 과거 데이터만 보고 추천하다 보니 최근 금리나 경제 상황 변화는 반영이 안 되어 있었어요.
더 걱정스러운 건 보안 문제였어요. 이 앱이 제 모든 금융 정보를 가지고 있잖아요. 은행 계좌, 카드 사용 내역, 투자 정보까지요. 어느 날 뉴스를 보니 비슷한 금융 앱에서 해킹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쓰는 앱도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었어요. 실제로 가짜 금융 앱도 많고, 문자로 오는 피싱 링크도 정교해져서 구분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AI 추천을 참고는 하되, 최종 결정은 직접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가장 답답했던 건 AI가 왜 그런 추천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거였어요. 그냥 "당신에게 최적화된 상품"이라고만 나오고, 구체적인 이유나 근거는 설명해주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왜 A 펀드가 B 펀드보다 좋은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물어봐도 명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어요. 나중에 찾아보니 이걸 블랙박스 문제라고 부르더라고요.
또 하나 깨달은 건, AI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를 못한다는 거예요. 제가 갑자기 실직을 하거나, 가족이 아파서 목돈이 필요한 상황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못해요.
그래서 지금은 AI 추천을 하나의 참고 자료로만 봐요. "이런 상품도 있구나" 정도로요. 대신 직접 상품 설명서를 읽어보고, 다른 사람들 후기도 찾아보고, 필요하면 은행에 직접 물어봐요.
보안도 더 신경 쓰게 됐어요. 앱은 꼭 공식 앱스토어에서만 받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이중 인증도 설정했어요. 수상한 문자나 메일은 아예 열어보지도 않고요.
AI 금융 앱이 편리한 건 맞아요. 지출 관리나 간단한 분석은 정말 도움이 돼요. 하지만 중요한 투자 결정을 AI에만 맡기는 건 위험해요. 특히 AI가 학습한 데이터에 이미 편견이 있을 수도 있고, 제 개인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으니까요.
요즘도 금융 앱은 계속 쓰고 있어요. 다만 AI가 "이게 최고의 선택입니다"라고 해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다른 정보도 찾아본 뒤에 결정해요. 결국 내 돈은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