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네트워크가 2017년 블록 크기 전쟁 이후 가장 큰 분열을 겪고 있어요. 2025년 10월 10일, 비트코인 코어(Bitcoin Core) v30.0이 정식 출시되면서 커뮤니티는 두 진영으로 완전히 갈라섰습니다. 표면적으로는 OP_RETURN이라는 기술적 기능을 둘러싼 논쟁이에요.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비트코인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 대립이 숨어 있어요.
OP_RETURN 제한 해제가 불러온 폭풍
비트코인 코어 v30.0의 가장 논란이 되는 변경사항은 OP_RETURN 데이터 크기 제한을 80바이트에서 100,000바이트(약 100KB)로 확대한 거예요. 이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요?
OP_RETURN은 비트코인 트랜잭션에 임의의 데이터를 첨부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에요. 원래는 80바이트로 제한되어 있어서 긴 메시지나 큰 파일을 넣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v30.0부터는 거의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넣을 수 있게 됐어요. 이론적으로는 한 트랜잭션에 거의 4MB에 가까운 데이터를 담을 수 있게 된 거예요.
코어 개발진은 이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요. 개발자 Gloria Zhao는 "데이터 저장 기법의 유해성과 표준성 사이의 불일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제한을 유지하면 사람들이 더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집어넣는다는 거예요. 차라리 명시적으로 허용해서 투명하게 관리하자는 논리예요.
노츠 진영의 반발: 비트코인은 화폐여야 한다
비트코인 노츠(Bitcoin Knots)를 이끄는 Luke Dashjr는 이 변경을 "악의적 코드"라고 강하게 비판했어요. 노츠는 코어의 대안 클라이언트로, OP_RETURN 크기를 오히려 42바이트로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요.
노츠 진영의 논리는 간단해요. 비트코인은 화폐 시스템이지 데이터 저장소가 아니라는 거예요. NFT나 디지털 아트, 문서 같은 비금융 데이터가 블록체인을 채우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해요:
네트워크 부담 증가: 노드를 운영하는 데 더 많은 저장공간과 대역폭이 필요해져요. 개인이 집에서 노드를 돌리기 어려워지면 네트워크가 대형 업체 위주로 중앙화될 수 있어요.
거래 수수료 상승: 블록 공간이 금융 거래가 아닌 임의 데이터로 채워지면 일반 사용자의 송금 수수료가 올라갈 수 있어요.
법적 리스크: 가장 심각한 우려예요. 누군가 불법 콘텐츠를 블록체인에 올리면 모든 노드 운영자가 그 데이터를 저장하게 돼요. OP_RETURN 데이터는 파싱하기 쉬워서 법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5년 만에 소셜미디어에 복귀한 비트코인 선구자 Nick Szabo도 이 우려에 동참했어요. 그는 "법적 악몽"이 올 거라고 경고하면서, 수수료만으로는 노드 운영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어요.
숫자로 보는 커뮤니티 분열
통계가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줘요. 비트코인 노츠의 노드 점유율 변화를 보면 이 갈등이 얼마나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 2024년 1월: 69개 노드 (전체의 1% 미만)
- 2025년 6월: 약 2,909개 노드 (약 13%)
- 2025년 9월 초: 약 4,240개 노드 (약 17.78%)
- 2025년 9월 중순: 약 19%
- 2025년 9월 말: 약 25% (며칠 사이 47% 급증)
현재 전체 비트코인 노드는 약 23,000~24,000개 정도예요. 불과 몇 달 사이에 노츠가 4분의 1 가까이 점유율을 확보한 거예요. 이는 상당수 노드 운영자들이 코어의 정책에 반대해서 노츠로 갈아탔다는 의미예요.
Coin Dance와 Bitref.com 같은 노드 통계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이 "전쟁"을 확인할 수 있어요. 비트코인 코어는 여전히 75~80%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노츠의 빠른 성장세는 커뮤니티의 심각한 분열을 보여줘요.
2017년 블록 크기 전쟁의 데자뷔
이 상황이 2017년 블록 크기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가 있어요. 당시에도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블록 크기를 1MB로 유지할 것인가, 더 크게 확장할 것인가를 놓고 극심하게 대립했어요.
큰 블록 지지자들은 거래 속도 향상과 수수료 감소를 원했고, 작은 블록 지지자들은 네트워크 탈중앙화 유지를 우선시했어요. 결과적으로 Bitcoin Cash, Bitcoin SV 같은 하드포크가 생겨났고, 커뮤니티는 여러 조각으로 나뉘었어요.
지금 상황도 비슷한 구도예요. 코어 측은 "수수료만 내면 어떤 용도든 허용해야 한다"는 개방주의 입장이고, 노츠 측은 "비트코인을 화폐로 유지하고 스팸을 통제해야 한다"는 보수주의 입장이에요.
다만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어요. 이번 변경은 합의 규칙(consensus rules)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정책(policy)을 바꾸는 거예요. 즉, 비트코인 코어 v30과 비트코인 노츠는 블록 검증을 동일하게 수행해요. 하드포크나 체인 분리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아요. 하지만 정책 차이가 장기적으로 네트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어요.
개발자들 사이의 치열한 공방
이 논쟁은 단순한 기술적 의견 차이를 넘어서 개인적 공격으로까지 번졌어요. 코어 개발자 Gloria Zhao는 v30.0의 OP_RETURN 변경을 주도한 인물이에요. 하지만 이 결정 이후 심각한 온라인 괴롭힘과 개인 공격을 받았고, 결국 2025년 5월에 Twitter 계정을 삭제했어요.
Luke Dashjr는 v30.0을 "악의적 코드"라고 부르며 "비트코인을 거의 즉시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그는 사용자들에게 v30.0으로 업그레이드하지 말고 노츠를 사용하라고 권장했어요. 심지어 일부에서는 Luke가 비트코인을 일시적으로 하드포크시킬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어요. 노드 운영자들이 불법 데이터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거예요.
반면 코어 지지자들은 노츠의 엄격한 필터링이 비트코인의 중립성과 검열 저항성을 해친다고 비판해요. 합의 규칙에 따라 유효하고 수수료를 낸 트랜잭션이라면 전파되고 채굴되어야 한다는 논리예요.
흥미롭게도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거물급 인사인 Adam Back은 "나는 비트코인 v30을 실행할 것"이라며 코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어요. 반면 Max Keiser 같은 인물은 OP_RETURN 변경이 "woke" 개발자들의 음모라며 극단적인 비난을 쏟아냈어요.
노츠의 안티스팸 필터, 실제로 효과 있을까?
비트코인 노츠의 핵심 차별점은 강력한 안티스팸 기능이에요. 노츠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스팸성 트랜잭션을 차단해요:
엄격한 데이터 제한: OP_RETURN 크기를 42바이트로 제한하고, 과도한 임의 데이터를 포함한 트랜잭션의 전파를 막아요.
트랜잭션 필터링: Ordinals, Runes, Stamps 같은 NFT 관련 트랜잭션을 멤풀 수준에서 거부해요.
높은 수수료 요구: 비표준 트랜잭션에 대해 더 높은 수수료를 요구해서 실질적 비용 부담을 높여요.
하지만 여기에 큰 함정이 있어요. 노츠가 아무리 엄격하게 필터링해도 실제로 블록에 뭐가 들어갈지는 채굴자가 결정해요. 대부분의 채굴풀은 노츠의 정책을 따르지 않아요. 채굴자들은 수수료를 많이 주는 트랜잭션을 우선적으로 포함시키기 때문에, 누군가 충분한 수수료만 내면 어떤 데이터든 블록에 들어갈 수 있어요.
실제로 Marathon 같은 채굴풀은 Slipstream이라는 직접 제출 채널을 운영하면서 노드 필터를 우회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어요. 따라서 노츠의 필터링이 실질적으로 스팸을 막는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에요.
그럼에도 노츠 사용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실제 효과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봐야 해요. 노츠를 실행한다는 것은 "나는 비트코인이 화폐 시스템으로 남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거예요.
네트워크 탈중앙화에 미치는 영향
이 갈등의 가장 심각한 부분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탈중앙화에 미칠 영향이에요.
노드 운영 비용 상승: OP_RETURN 제한이 해제되면 블록체인에 더 많은 임의 데이터가 쌓여요. 전체 노드를 운영하려면 더 많은 저장공간과 대역폭이 필요해져요. 이는 개인 노드 운영자에게 부담이 되고, 결과적으로 대형 기업이나 기관만 노드를 운영하게 될 수 있어요.
클라이언트 다양성 vs 분열: 긍정적으로 보면, 노츠의 부상은 클라이언트 다양성을 높이는 거예요. 비트코인 코어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 단일 클라이언트의 버그나 공격에 대한 네트워크 탄력성이 높아져요.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정책이 서로 다른 두 클라이언트가 공존하면서 네트워크가 실질적으로 분열되는 거예요.
거버넌스 문제 심화: 이번 사건은 비트코인의 거버넌스 모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어요. 중재 기구나 투명한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없어서 개발자들 사이의 의견 충돌이 공개적인 싸움으로 번지고 있어요. 과거 블록 크기 전쟁에서 배운 게 별로 없다는 걸 보여주는 거예요.
마지막 순간의 작은 양보
흥미롭게도 코어 개발진은 출시 직전에 작은 양보를 했어요. 원래 v30.0에서는 datacarriersize 설정을 deprecated(더 이상 사용하지 않음)로 표시하고 향후 버전에서 제거할 계획이었어요. 즉, 사용자가 OP_RETURN 크기를 수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없애려고 했던 거예요.
하지만 2025년 10월 1일, 출시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 코어 메인테이너 Ava Chow가 Pull Request #33453을 머지했어요. 이 변경으로 datacarriersize 설정의 deprecation이 무기한 보류됐어요. 즉, 사용자는 여전히 자신의 노드에서 OP_RETURN 크기 제한을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이는 노츠 진영의 부분적 승리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기본값은 여전히 100,000바이트로 설정돼 있고, 대부분의 노드 운영자는 기본 설정을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요.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어요.
앞으로의 전망: 분열이냐 공존이냐
현재 상황은 두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요.
시나리오 1: 노츠의 점유율이 계속 증가: 노츠가 현재 성장세를 유지하면 전체 노드의 30~40%까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사실상 네트워크가 두 정책 그룹으로 나뉘게 돼요. 극단적인 경우 하드포크 압력이 커질 수도 있어요.
시나리오 2: 노츠의 성장이 둔화되고 공존: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의 열기가 식고, 노츠는 틈새 클라이언트로 자리잡을 수 있어요. 코어와 노츠가 각자의 철학을 유지하면서 공존하는 거예요. 실제 블록 검증은 동일하게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 높다고 봐요. 하드포크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들고, 2017년의 경험을 통해 커뮤니티가 그 위험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갈등이 비트코인 거버넌스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비슷한 논쟁이 반복될 거예요.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교훈
2017년 블록 크기 전쟁에서 우리는 많은 걸 배웠어요.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중립적 중재 기구의 필요성, 모듈화된 접근의 가치 같은 거예요. 하지만 2025년에 우리는 거의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어요.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이 분열을 극복하려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해요:
공식적 거버넌스 구조: 기술적 의견 차이를 조정할 독립적이고 공정한 위원회가 필요해요. 지금처럼 개발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싸우는 건 건강하지 않아요.
투명한 의사결정 프로세스: 주요 변경사항에 대해서는 공개 토론과 투표를 거쳐야 해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균형있게 반영돼야 해요.
모듈화된 선택지: 프로토콜 내에서 핵심 기능과 확장 기능을 분리해서, 노드 운영자가 자신의 철학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해요.
공통 목표 재확인: 커뮤니티가 비트코인의 기본 가치와 장기 목표에 대해 다시 합의를 도출해야 해요.
일반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
이 모든 논쟁이 일반 비트코인 사용자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당장은 영향 없음: 대부분의 비트코인 사용자는 Ledger, Trezor 같은 하드웨어 지갑이나 Electrum 같은 소프트웨어 지갑, 또는 모바일 앱을 사용해요. 이런 사용자들은 v30.0 업데이트와 무관하게 비트코인을 계속 사용할 수 있어요. 트랜잭션 검증은 동일하게 작동하니까요.
거래 수수료 변동 가능: 장기적으로 블록 공간이 비금융 데이터로 채워지면 거래 수수료가 올라갈 수 있어요. 특히 네트워크가 혼잡할 때 영향이 클 거예요.
노드 운영자만 선택 필요: 전체 노드를 직접 운영하는 사용자만 코어와 노츠 중 선택해야 해요. 일반 사용자는 이 논쟁에서 자유로워요.
철학적 의미: 더 중요한 건 이 논쟁이 비트코인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거예요. 비트코인은 순수한 화폐 시스템이어야 하나요, 아니면 더 넓은 용도를 허용하는 프로토콜이어야 하나요? 각 사용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할 질문이에요.
마치며
비트코인 코어 v30.0과 비트코인 노츠의 대립은 단순한 기술 논쟁이 아니에요. 이는 비트코인이 무엇이어야 하는가, 누가 그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에요.
코어 진영은 중립성과 검열 저항성을 강조하면서 수수료를 낸 모든 트랜잭션을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봐요. 노츠 진영은 비트코인의 본질적 가치인 화폐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스팸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두 입장 모두 나름의 타당성이 있어요. 문제는 이 논쟁을 해결할 명확한 메커니즘이 없다는 거예요. 비트코인의 탈중앙화된 거버넌스는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누구도 독재적으로 결정할 수 없지만, 동시에 합의에 도달하기도 어려워요.
앞으로 몇 달간 노드 통계를 주시하면서 커뮤니티의 선택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요. 비트코인이 이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향후 10년의 발전 방향을 결정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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