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e가 바꾼 스테이블코인 시장, 결제용과 수익형 자산의 새로운 경쟁 구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어요. 에테나의 USDe는 2025년 10월 현재 시가총액 3위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 잡으며, 테더(USDT)와 USDC가 지배하던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어요. 단순히 달러 가치를 고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 9~12% 수익을 제공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의 미래가 결제용과 수익형으로 나뉠 거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죠.


USDe는 어떻게 시장 3위까지 올라왔을까


2024년 출시된 USDe는 불과 1년 만에 시가총액 140억 달러를 돌파했어요. 2025년 8월 기준으로 발행량이 7월 대비 75% 급증했고, FDUSD를 제치며 3위로 올라섰어요. 현재는 테더와 USDC만이 USDe보다 규모가 커요.


성장의 비결은 차별화된 메커니즘에 있어요. 기존 스테이블코인들이 은행에 달러를 예치하는 방식이라면, USDe는 이더리움과 파생상품을 활용한 델타 중립 헤징으로 1달러 페그를 유지해요. 사용자가 stETH 같은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을 예치하면, 프로토콜은 동시에 같은 가치의 이더리움 무기한 선물 숏 포지션을 개설해요. 이더리움 가격이 오르면 담보 가치는 증가하지만 선물 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담보 가치는 줄지만 선물에서 이익이 나요. 결과적으로 총 담보 가치는 항상 1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거예요.


더 흥미로운 건 수익 구조예요. USDe는 두 가지 원천에서 수익을 만들어내요. 첫 번째는 담보로 받은 stETH에서 발생하는 이더리움 스테이킹 보상(연 3~4%)이고, 두 번째는 무기한 선물 시장의 펀딩비예요. 암호화폐 선물 시장에서는 보통 롱 포지션 보유자들이 숏 포지션 보유자들에게 펀딩비를 지급하는데, 에테나는 항상 숏을 유지하므로 이 수익을 가져가요. 이렇게 모은 수익은 sUSDe(스테이킹된 USDe) 보유자에게 분배되죠.


2025년 7월 미국에서 제정된 GENIUS Act도 USDe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어요. 이 법안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이자 지급을 제한하면서, 오히려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인 USDe에 대한 수요를 높였어요. 게다가 에테나가 앵커리지 디지털과 커스터디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미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됐어요.


파생상품 시장이 USDe를 주목하는 이유


USDe는 단순한 스테이블코인을 넘어 파생상품 거래의 효율적인 담보로 자리 잡고 있어요. 2025년 3월 데리빗(Deribit)은 USDe를 플랫폼에 추가하며 입출금, 현물 거래, 크로스 담보 시스템에 포함시켰어요. 바이빗(Bybit)도 최근 USDe의 담보 가치 비율을 업데이트하며 공식적으로 파생상품 담보로 인정했죠.


파생상품 시장에서 담보로 쓰이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해요. 가격 안정성, 높은 유동성, 그리고 신뢰성이죠. USDe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해요. 델타 중립 전략으로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고, 2025년 9월 바이낸스 상장으로 유동성도 크게 개선됐어요. 무엇보다 담보 현황이 완전히 온체인에서 공개되어 투명성이 뛰어나요.


더 중요한 건 수익성이에요. 일반 담보는 그냥 묶여있는 자금이지만, USDe는 담보로 사용하면서도 연 9~12% 수익을 만들어내요. 파생상품 트레이더 입장에서는 자본 효율성이 월등히 높은 거예요. 데리빗은 보고서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담보는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트레이더들에게 특히 유용하다"고 설명했어요.


2025년 8월에는 에테나 리스크위원회가 BNB를 USDe 담보 자산으로 승인하면서 담보 다각화에도 나섰어요. 시가총액 1170억 달러 이상의 BNB가 추가되면서 USDe의 신뢰도와 유동성이 더욱 강화됐죠.


결제용 vs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의 두 가지 길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크게 두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결제용과 수익형이죠.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빠른 송금과 결제에 초점을 맞춰요. USDT와 USDC가 대표적이에요. 1달러 페그를 철저히 지키고, 은행이나 카드사를 거치지 않아 수수료가 저렴해요. 2025년 들어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본격화되면서 식당, 편의점에서도 테더로 결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서울 남대문시장에는 외국인 전용 가상화폐 인출기가 설치됐고, 레돗페이, 스텔라페이 같은 스테이블코인 카드로 일반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요. GENIUS Act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지급을 금지했어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냥 들고 있어봤자 수익이 없는 거예요. 2025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이 15조 60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지만,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요.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은 보유만 해도 수익을 만들어내요. USDe가 대표적이고, 미국 국채를 토큰화한 온도 파이낸스(연 4.43~4.7%), 메이플 파이낸스(연 7~9.4%) 같은 프로젝트들도 있어요. 현재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6%를 차지하지만, JP모건은 앞으로 최대 50%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어요.


2025년 9월 MEXC 리포트는 스테이블코인 수익 전략이 DeFi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어요. 비트코인이 11만 달러 근처에서 횡보하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변동성 높은 코인 대신 안정적인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으로 몰리고 있다는 거예요.


두 모델은 완전히 대체 관계가 아니에요. 결제용은 일상 거래와 국제 송금에서 강점을 보이고, 수익형은 자산 운용과 DeFi 담보로 선호돼요. 다만 규제 환경에 따라 경계가 유동적이에요. 한국도 2025년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어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업계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유출을 막기 위한 한국형 모델을 논의하고 있어요.


ENA 토큰의 수수료 전환, 시장을 흔들 변곡점


에테나의 거버넌스 토큰 ENA도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어요. 2025년 9월 12일, 에테나 재단은 리스크위원회가 설정한 수수료 전환(fee switch) 조건이 모두 충족됐다고 발표했어요.


수수료 전환이란 프로토콜 수익을 ENA 보유자에게 배분하는 메커니즘이에요. 조건은 세 가지였어요. USDe 발행량 60억 달러 이상(현재 137억 달러), 누적 프로토콜 수익 2억 5000만 달러 이상(현재 5억 달러 이상), 그리고 파생상품 거래량 상위 5개 거래소 중 4곳 이상에 상장. 모두 달성했어요.


수수료 전환이 활성화되면 sENA(스테이킹된 ENA) 보유자는 연 4.5~15% 수익을 받을 수 있어요. 현재 월 5000~6000만 달러 규모의 프로토콜 수익을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스테이킹 풀에 분배하는 구조예요. 에테나는 추가로 5억 달러 규모의 ENA 바이백 계획도 발표했어요. 이미 자회사 StablecoinX가 3억 1000만 달러 바이백을 진행 중이고, 총 8억 9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30억 개 이상의 ENA를 보유할 예정이에요.


시장 반응은 흥미로워요. 수수료 전환 소식이 나온 직후 ENA는 단기적으로 6.5% 하락해 0.70달러까지 떨어졌어요. 롱 포지션 청산 압력 때문이었죠. 하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ENA는 단순한 거버넌스 토큰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변모하는 거니까요. 2025년 연초 대비 226%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치인 56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수수료 전환은 DeFi 전체의 트렌드예요.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토큰 보유자 수익이 크게 증가했어요. PUMP 토큰은 2025년 8월 공격적인 바이백으로 0.002643달러에서 0.008431달러로 3배 이상 급등했죠. 수익 배분 모델이 토큰 가치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어요.


규제가 USDe 성장을 결정한다


USDe의 미래는 규제 환경에 크게 좌우돼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죠.


긍정적 요인부터 볼게요. 미국 GENIUS Act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명확한 규제 틀을 제공했어요. 1:1 준비금 보유, 소비자 보호, 투명성 강화가 핵심이에요. 이 법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지급을 금지하면서, 역설적으로 수익형 모델인 USDe에 유리하게 작용했어요. 딜로이트 2025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는 "규제 명확성이 확보될수록 USDe 같은 혁신적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확대가 촉진될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부정적 요인도 있어요. 유럽은 규제 불확실성이 커요. 2024년 8월 독일 금융감독청(BaFin)은 에테나 GmbH에 EU 내 사업 종료를 명령했어요.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이 증권으로 분류될 위험이 있다는 거예요. 유럽의 MiCA(암호자산 규제) 체계에서 USDe가 어떻게 다뤄질지 아직 불투명해요.


또 다른 리스크는 펀딩비 변동성이에요. USDe 수익의 상당 부분이 무기한 선물 펀딩비에서 나오는데, 약세장에서는 펀딩비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어요. 케이오스 랩스는 2025년 3월 보고서에서 "펀딩비가 30% 하락하면 40억 달러 이상의 Aave/Pendle 포지션 청산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에테나의 보험 기금은 3200만 달러로 전체 TVL의 1% 미만이라 대규모 충격에 취약한 구조예요.


한국도 과도기에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활발하지만 구체적인 법안은 없어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 외환 관리와 통화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가 신중한 입장이에요. 블록체인 기업들은 규제 공백을 활용해 결제 앱을 구축하고 있지만, 명확한 제도 없이는 장기적 성장이 어려워요.


스테이블코인 시장, 앞으로 어떻게 될까


USDe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자산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어요. 델타 중립 헤징이라는 혁신적 메커니즘, 연 9~12% 수익, 파생상품 담보로서의 효율성이 결합되면서 불과 1년 만에 시장 3위까지 올라섰죠.


시장은 이제 두 갈래로 나뉘고 있어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일상 송금과 국제 거래에서 계속 강세를 보일 거예요. 비자, 마스터카드와 제휴한 스테이블코인 카드가 확산되면서 실생활 결제가 늘어나고 있어요. 반면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은 DeFi 생태계와 자산 운용 시장을 공략해요. 특히 규제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이자를 제한하면서 수익형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어요.


ENA 토큰의 수수료 전환은 토큰 경제학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요. 단순한 거버넌스 토큰이 아니라 프로토콜 수익을 직접 배분받는 자산으로 변모하면서, DeFi 프로젝트들이 주목하는 모델이 됐어요.


물론 도전 과제도 남아있어요. 규제 불확실성, 펀딩비 변동성, 레버리지 위험이 대표적이에요. 특히 Aave와 Pendle 같은 프로토콜에서 USDe를 활용한 반복 레버리지 전략이 확산되면서 시스템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요. 시장 급변 시 대규모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죠.


그럼에도 USDe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어요. 2025년 9월 바이낸스 상장, M2 캐피탈의 2000만 달러 투자, 텔레그램 TON 블록체인과의 협력 등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어요. 에테나는 2025년 말까지 TVL 120억~2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 국채 기반의 USDtb라는 새로운 스테이블코인도 준비 중이에요.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단순히 가격이 안정적인 코인이 아니에요. 결제 인프라이자 금융 상품이고, 파생상품 담보이자 수익 창출 자산이에요. USDe가 보여준 혁신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미래가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증명했어요. 앞으로 규제가 어떻게 정비되고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제용과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의 경쟁 구도는 계속 진화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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